修身齊家治國平天下(수신제가치국평천하)
자신을 다스리는 것부터 시작해서 천하를 평정하는 것까지 이르는 治道의 명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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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그 다음이 집안, 다음에 국가 다음에 천하, 이렇게 장애물을 뛰어 넘듯 능력을 키워 다스린다고 해석하기도 하는데 반대로 돌이켜보면 자신을 다스리면 곧 천하가 다스려지는 것이 된다.

역시 이 책에서 다루는 명문가의 즉 치국을 한 명문가들의 수장은 하나같이 수신의 대가였다. 청계 김진으로부터 시작하여 이항복, 류봉시, 김상헌, 정경세등.. 그처럼 자신을 엄격히 하고 시대의 조류에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은 이들의 성격은 곧 가문의 내력이 되고 전통이 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자손들의 자부심으로 자리 잡았고 그들의 유전자가 되었다. 가히 명문이라 할만하다.


이 책에서 명문가는 두 갈래로 나뉘는 것 같다.

입신양명을 한 靑雲, 그리고 속세를 떠나 학문에 매진하는 白雲.. 하지만 어느 쪽을 보던지 명문가를 일으켜 세운 가문의 수장들은 자신을 경계하고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했다.
어떤 가문은 실리보다 명분을 중요시하고 어떤 가문은 허례허식보다 실리를 중요시 한다. 반대의 색깔을 가져서 상생할 수 없을 것 같지만 결국 그 사회가 요구하고 자신들이 그 사회를 위해 해야 하는 바를 충실히 하는 것은 다를 바가 없었다. 그리고 그러한 의무를 자신들의 지위와 같이 물려받지 못한 명문가의 자손들은 오래가지 못했다. 500년이란 세월동안 시대의 거센 바람을 견뎌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용비어천가의 한 대목이 절로 생각나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이 책의 아쉬운 점도 없지는 않았다. 대부분의 명문가들의 비석에 적힌 것처럼 그들이 有明朝鮮國民인 만큼 명문가의 기준이 사대주의적 명분에 집착하는 성리학자들이나 과거의 급제나 고위벼슬아치의 배출에 치중된 점이, 특히 이 책에 여러 번 언급된 제대로 된 부자인 경주최씨 가문에 대한 이야기가 자세히 실리지 않아서 아쉬웠다. 물론 유교라던 지 그들의 업적이 평가절하 하는 것은 아니지만 小中華에 만족하고 자부심까지 느낀 그들에게 고구려를 동경하는 나는 답답함도 느꼈다. 조선시대나 지금이나 학벌사회인 것 마찬가지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문치국가인 조선의 명문가인 만큼 그 한계가 있을 것이지만 말이다.

 그리고 산업시대를 지나서 지식사회에 접어든 지금 과거 500년 전의 명문가의 경영인들이 여성형 야망가였다는 사실이 퍽 흥미롭다. 특히 자식이나 식구들에게 보내는 그들의 자애로운 편지를 보면서 그들의 세심한 배려나 중용의 도, 지식에 대한 꾸준한 열의 등은 이 시대에도 큰 교훈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이 시대의 방식이 다시 한 번 잘못된 방향으로 역행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우려도 들었다.

 과거 명문가에서 그 명문가의 자녀들은 그들의 가문에게서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이며 그들의 바탕이 되는 그 무엇을 배웠고 그것이 그들의 인생의 버팀목이 되고 또 뿌리가 되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가족의 현실을 볼 때 과연 아이들은 가족에게 무엇을 얼마나 배우고 있는지 얼마나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고 있는지도 회의감이 든다.
지나친 너무나 지나치게 어린나이부터 시작되는 치열한 사교육을 보면서 이 책에 나오는 자녀 교육에 올인 한 가정 류봉시가의 교훈이 재미있게 느껴진다.

먼저 철이 들게 하라.(그러면 공부를 알아서 한다.)
나도 철이 좀 일찍 들었으면 좋았을 것을... 물론 지금도 얼마나 들었는지 모르겠지만.ㅎ

500년 명문가, 지속경영의 비밀 
최효찬 지음/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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